원제목 | XCOM ENEMY UNKNOWN |
개발 | 파이락시스 게임즈( FIRAXIS GAMES) |
유통 | 2K |
출시 플랫폼 | 윈도우, macOS, 리눅스, 플레이스테이션 3, 엑스박스 360, 플레이스테이션 Vita, 안드로이드, iOS |
장르 | 전략 시뮬레이션 |
출시일 | 2012년 10월 9일 |
홈페이지 | https://www.xcom.com/ko-KR/xcom-enemy-unknown/ |
심의등급 | 청소년 이용불가 |
한국어 지원 여부 | 공식 한국어 음성 |
어렸을 때 컴퓨터 학원을 다녔다. 현재 20, 30대는 그런 학원도 있었냐고 하겠지만 80년대 중반에 컴퓨터는 흔한 기기가 아니었고 배우지 않으면 쓸 수도 없는 물건이었다. 개발 언어까지는 아니라 해도 도스 운영체제에서 명령어를 쓸 줄 모르면 컴퓨터는 고철 덩어리에 불과했다. 컴퓨터 학원에서 컴퓨터를 배울 것이라고 부모님들은 생각하셨겠지. 게임 정보 교환의 장이기도 하다. X-COM은 그 당시 유명했던 전략 게임으로 학원에서 소문을 익히 들었었다. 하지만 플레이는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뒤였다. 그것도 고전 원작이 아닌 리부트작인 XCOM 에너미 언노운으로.
엑스컴 스토리는 흔하고도 뻔하다. 한마디로 엑스컴 팀의 사령관이 되어 지구를 침략하는 외계인과 맞서 싸운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분위기가 정말 끝내줬다. 작전 참모 브래드포트가 "Welcome Back. Commander."라고 맞이하면 멋진 그래픽으로 다음 미션이 실제 작전 상황실처럼 브리핑되는데 정말로 사령관이 된 기분이 든다. 병사들을 선택하고 출격하는 과정을 보면 작전이 시작되는 긴장감도 든다.
병사들을 키우는 재미도 상당하다. 처음에는 소총만 들었지만 점차 무기와 장비를 개발하면 강력한 화력을 펼치게 된다. 병과에 따라 특색이 나타나고 개별 병사의 레벨이 오를 때 선택하는 능력치에 따라 성장의 방향을 달리 할 여지가 있어서 다채로운 팀 구성이 가능하다. 그러다 작전 중 사망하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즐기기에 따라 사령관 시뮬레이터일 수도 있다.
게임은 전투만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엑스컴 팀을 강화하기 위해 연구나 무기 개발과 같은 육성 활동이 필요하다. 이걸 하라면 예산과 재료가 필요하다. 예산은 지구 방위의 연합체인 국가위원회가 준다. 그냥 주는 돈이면 좋겠지만 세상에 그런 돈은 없다. 각 나라마다 외계인이 행패를 부리거나 사람들을 납치하는 사건이 생기면 엑스컴이 가서 해결해줘야 한다. 그러라고 돈 주는 거다! 만약 어느 나라의 요청이 계속 무시되면 패닉 레벨이 올라가고 심각한 상황에 이르면 그 나라는 국가위원회를 탈퇴하여 외계인에게 협력하게 된다. 그리고 그만큼 예산이 줄어들어 운영이 힘들어진다. 만약 탈퇴 국가가 많아지면 게임오버가 된다. 그러니 혼자서 싸움만 잘해서 될 일이 아니라 물주인 전 세계 나라들의 가려운 등도 긁어줄 필요가 있다.
예산이 들어가는 어느 조직이듯 그러하듯이 필요하니까 만들었고 목적을 달성하라고 예산을 주는 법이다. 쓸모 없어지고 목적을 이루지 못한다면 예산을 줄이다가 없애는 일이 당연하다. 막무가내로 돈을 달라고 할 수 없는 노릇이니 엑스컴 팀은 자신들의 필요성을 입증해야 하고 그만큼 자원을 얻어내야 한다. 정치에는 여러 가지 기능이 있겠지만 예산을 원하는 사람 또는 집단 간의 갈등을 조율하고 투입할 우선순위를 정하는 기능도 있다. 화끈한 전투의 이면에 살림살이도 신경 써야 하고 이를 순조롭게 해내려면 국가위원회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지구 방위에도 정치가 필요하다. 정치를 잘하려면? 내가 필요한 것을 정확히 알고 상대방이 필요한 것을 정확히 알고 합의할만한 적절한 지점을 찾아내야 하지 않을까? 말은 쉽다. 이 어려운 걸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이 하려고 하니 요즘 상황이 이모양인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