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 Odd Bug Studio
유통 : United Label, CI Games
플랫폼 : PC, 엑스박스 시리즈 X|S, 플레이스테이션 4/5, 닌텐도 스위치
장르 : 액션
출시일 : 2021년 9월 17일
한국어 지원 : 자막 지원
홈페이지 : https://www.unitedlabelgames.com/tails-of-iron/
플레이 기기 : 플레이스테이션5
엔딩까지 시간 : 11시간 27분
정치는 단순한 권력 다툼 이상이다. 결정과 실행에는 권한이 필요하고 누가 이런 힘을 가져야 하냐는 문제에는 투쟁이 필수적이라 권력 다툼이 있지만 본디 정치는 삶의 문제 해결이 본질이다.
사극에는 종종 거지들의 왕인 왕초가 나온다. 왕초는 달리 할 거 없이 거지들의 최정상(?)에 군림할 것 같지만, 다른 구역 거지들과 분쟁이 붙으면 자기네 파벌을 지켜 내야 하고 동네에서 수하들의 활동이 순조롭도록 평소에 주민들의 인심을 사놔야 한다. 김용의 무협지 중 거지들의 문파인 개방 방주 계승식에 이런 내용이 잘 나온다. 사람들이 우습게 볼 거지 세계에도 정치 활동은 있으며 심지어 잘 해내야 대표자의 자리를 지킬 수 있다.
테일즈 오브 아이언의 주인공 레지는 생쥐나라 둘째 왕자다. 레지가 자신의 힘을 증명하고 왕위를 계승받기로 한 날 개구리 왕국이 침략한다. 선왕인 부친은 사망하고 나라는 초토화된다. 그래서 레지는 왕위에 오르자마자 국가를 수복하고 개구리 왕국을 물리쳐야 한다. 이 과정이 게임의 줄거리다.
그런데 호칭만 왕이지 하는 일은 폭설 전날 주민센터에서 비상근무 중인 말단 공무원보다 더하다. NPC들은 퀘스트를 주고 이거를 구해 달라 이 놈들을 없애 달라한다.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에게도 이렇게는 안 할 텐데… (이 글을 쓰는 2023년 현재 대통령에게는 국민들이 뭔 말을 해도 안 먹히는 상황이지만)
아무튼 별 걸 다 시키는데 과정조차 쉽지 않다. 보스들은 몇 번씩 죽어 가며 패턴을 익혀야 한다. ‘이거 조금만 더 하면 될 거 같은데…’ 프롬 소프트웨어의 다크소울이나 블러드본, 엘든링 같은 게임에서나 할 법한 말을 읊조리며 몇 번씩 도전해야 한다. 그래서 이 게임은 별명이 ‘쥐크소울’이다.
사람들은 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표자를 뽑아 그들에게 권한을 준다. 대표자는 일을 해내야 하는데 그것들은 대부분 해결이 손쉽지 않다. 처음부터 속 시원히 완벽하게 되지도 않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나서도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정치는 마치 게임 속 레지의 상황 같다. 그래서 테일즈 오브 아이언은 현실 정치를 게임으로 묘사한 우화로 보였다.
우화라는 표현에 걸맞게 중세 시대 그림책이 생각나게 하는 그래픽이다. 제작진이 손수 그렸다고 하는데 아름답다. 타격감이 좋아 전투 시 손 맛이 잘 느껴진다. 길 찾기는 복잡하지 않다.
자, 이 게임을 해 볼 마음이 드는가? 그렇다면 무료 DLC까지 완료하길 추천한다. 전쟁과 관련된 숨겨진 진실이 있다. 정치에는 눈에 보이는 현상 이면의 추악함이 숨어 있을 때가 정말 많다. 이 게임은 진짜로 현실 정치에 대한 더할 나위 없는 완벽한 우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