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 닌텐도, 스퀘어 에닉스, AtrePiazza
유통 : 닌텐도
플랫폼 : 닌텐도 스위치
장르 : 액션 RPG
출시 : 2023년 11월 17일
한국어 지원 : 자막 지원
심의등급 : 전체 이용가
관련 사이트 : https://www.nintendo.co.kr/switch/a8lua/
마리오와 동료들의 유쾌한 모험을 그린 슈퍼마리오 RPG는 닌텐도와 JRPG의 명가 스퀘어 에닉스가 함께 제작한 게임이다. 1996년 슈퍼패미컴으로 오리지널 작품이 출시되었고 2023년에 리메이크가 나왔다. 파티가 악에 맞서 모험을 떠나는 전형적인 RPG지만, 숙적 쿠파를 동료로 삼을 수 있고 다양한 파고들기 요소와 패러디가 독특한 맛을 주는 매력적인 게임이다. 아기자기하고 즐거운 분위기로 마음 편히 즐길 수 있었고 간혹 만나는 엉뚱한 장면이 웃음을 자아내게 해서 플레이 하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이와 별도로 어린 시절 추억이 떠올라 인상 깊었다.
초등학교 시절 닌텐도 패미컴과 슈퍼패미컴이 인기 게임기였다. 당시 국산 제작 게임은 없었고 한국어화도 매우 드물어서 게임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게임 진행 방식도 지금처럼 친절하지 않아서 어려웠다. 특히 텍스트가 많은 RPG류는 더욱 그랬다. 게임기도 집집마다 있지 않았다. 여러 이유로 아이들은 게임기가 있는 친구네 집에 모여서 함께 게임을 즐기곤 했다. 진행이 막히면 게임 잡지 속 공략을 찾아 보기도 하고 장면만 보고 어떤 내용인지 이야기도 하고 그러다 배가 고프면 간식도 먹어 가며 그렇게 놀았다. 각자 스마트폰을 한 대씩 쥔 요즘 아이들도 머리를 맞대고 브롤 스타즈를 함께 하지만 어린 시절 둘러 앉아 브라운관 하나를 같이 보며 게임하는 경험은 또 조금 달랐다. 흘러간 지난 날의 감성을 아들 덕에 잠깐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초등학교 2학년인 아들은 미토피아를 곰탕 우려 먹듯 플레이 한 경력이 있다. 그러나 본격 RPG인 이 게임은 조금 어려워했다. 미토피아와 다르게 슈퍼마리오 RPG는 레벨 노가다도 어느 정도 해야 하고 대화문을 주의 깊게 읽어 단서를 찾아 내야 진행이 가능하다. 시리즈의 태생이 플랫포머라 그런지 점프도 잘 해야 한다. 그래서 아이는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내게 해결 방법을 물어보았다. 이미 해 본 구간은 함께 화면을 보며 알려줬고 안 해 본 곳은 검색의 힘을 빌었다. 어렸을 때 펼쳤던 게임 잡지 대신 스마트폰을 사용할 뿐, 이야기 나누고 공략을 찾아보며 함께 난관을 해쳐가는 그 장면은 마치 어린 시절 패미콤 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았던 때를 떠올리게 했다. 세월이 가고 플랫폼이 변해도 사람들이 함께 모여 놀이할 때의 어떤 감성은 여전히 우리 안에 있음을 경험할 수 있었다.
잠깐이라도 아이와 같은 파티가 되어 슈퍼마리오 RPG의 모험을 함께 해서 만족스러웠다. 재미있게 게임을 즐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생이라는 기나긴 모험을 소중한 사람과 즐거이 플레이 하는 쪽이 더 중요하다. 아이와 함께 한 즐거운 시간이 앞으로 더 많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