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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의 푸가 - 누가 희생되는가?

by 파트타임게이머 2023. 12. 15.

 


개발 및 유통 : Cyberconnect2

플랫폼 : 플레이스테이션 4/5 | 닌텐도 스위치 | 윈도우즈 | 엑스박스 원/ 시리즈XS

장르 : 드라마틱 시뮬레이션 RPG

출시 : 2021년 7월 29일

엔진: 언리얼 엔진

한국어 지원 : 자막 한국어화

심의 등급 : 15세 이용가

홈페이지 : https://www.cc2.co.jp/fuga/en/


전쟁이 일어나면 사람들은 명분을 따지고 어느 쪽이 정당한지 판단한 다음 편을 든다. 명분과 정당성은 중요하고 따질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 글을 쓰는 현재도 진행 중인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을 보면서 명분이 정말 중요한 것인지, 정당성이란 엄밀하게 따질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전장의 푸가'는 이런 의문가 맞닿아 있는 게임이었다.

 

전장의 푸가는 공중에 떠 있는 '부유대륙'의 국가 가스코와 베르만 제국을 배경으로 한다. 베르만 제국은 가스코를 침략하여 사람들을 납치한다. 가스코의 작은 마을 쁘띠 모나에 살고 있는 몰트와 아이들은 뒷산으로 피신했다가 거대한 전차 티라니스를 발견하고 탑승하게 된다. 가족들을 되찾기 위해 티라니스로 베르만 제국군과 전투를 벌이게 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생각해 보면 인류 역사에 전쟁은 늘 있어 왔다. 너무 긴 휴전에 무감각해져서 그렇지 엄밀히 따지면 대한민국도 전쟁 중인 국가다. 무력 충돌도 심심치 않게 일어났었다. 세계가 하루라도 전쟁을 쉰 날이 있었을까? 아니라는 대답이 더 가까울 것이다.

최근 있었던 가장 큰 전쟁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스라엘, 하마스 간의 전쟁이다. 전쟁에 직접적인 책임이 없는 수많은 민간인들의 희생이 발생했다. 난데없이 일어난 전쟁의 원인도 모른 채 포로로 끌려가 버린 가스코의 주민들처럼. 명분이 무엇이든 책임질 의무도 권한도 없는 이들이 크나큰 피해를 입었다. 각자 내세우는 이유와 명분이 있다. 그런데 정말 그것들은 엄청난 희생을 치를 가치가 있는 명분일까?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자세히 쓰지 않겠지만, 게임을 끝까지 해 보면 가스코 제국은 최종 흑막이 아니다. 진정한 흑막은 의외의 존재였고 그의 독단적인 결정에 의해 전쟁이 일어났다. 간단히 말하면 자존심 문제로 전쟁을 벌였기 때문에 이유조차 변변치 않다. 이유조차 될 수 있는 핑계로 전쟁이 일어났고 그 대가로 수많은 생명을 희생시켰다고 결론 지을 수 있다. 게임 속 줄거리지만 우리가 대면하는 현실의 전쟁과 그리 다르지 않아 보인다. 러시아, 이스라엘, 하마스 모두 책임이 상대방에게 있으며 자신들은 전쟁을 할 수밖에 없다고 나름의 명분을 주장한다. 그런데 명분을 핑계로 많은 사람들이 죽어도 괜찮은가? 혹시 전쟁을 결정한 누군가의 욕심과 이득이 숨어 있는 건 아닐까?

 

 

티라니스는 '소울 캐논'이라 비밀 병기를 갖고 있다. 소울 캐논은 어떤 적이든 단 한 방으로 물리칠 수 있는데 심각한 열세에 몰릴 때만 사용이 가능하다. 대신 멤버 중 한 명의 생명을 취하게 된다. 어려운 순간을 맞이할 때 플레이어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한 사람의 생명을 대가로 지불하는 행위가 정당한지 고민하게 된다.[각주:1] 어쩌면 소울 캐논은 플레이어로 하여금 이 고민을 하라고 넣은 장치가 아닐까? 게임 속 아이들도 같은 의문을 갖는다. 가족과 주민을 구한다고 하지만 상대방의 생명을 앗아가는 이 전투를 계속해도 괜찮은지 묻는다.

 

어려운 여건이어도 사람들은 따뜻한 연말을 기대한다. 모두의 기대처럼 전쟁이 멈추는 연말이 되길 바란다.

 

When the power of love overcomes the love of power, the World will know the peace. - Jimi Hendrix

사랑의 힘이 힘에 대한 사랑을 넘어설 때 세상은 평화를 알게 될 것이다. - 지미 핸드릭스


  1. 소울 캐논 사용 여부에 따라 엔딩이 달라진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