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스트에는 파크라이 5의 결말과 뉴던 스토리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개발 : | UBISOFT MONTREAL |
유통 : | UBISOFT, 인트라게임즈(한국) |
플랫폼 : | PC, PS4, XBOX ONE |
장르 : | FPS |
출시 : | 2019년 2월 15일 |
한국어 지원 : | 자막 지원 |
등급 : | 청소년 이용 불가 |
홈페이지 : | https://www.ubisoft.com/ko-kr/game/far-cry/new-dawn |
나는 서울에서 나고 자랐다. 3살 때부터 살던 어느 동네가 내게는 고향 같은 곳이지만 재건축으로 옛모습은 온데 간데 없다. 아마 대부분의 서울 사람들이 그럴 것이다. 빠르게 변하고 새로 건물이 올라가는 서울에서 고향의 느낌을 받기는 어렵다. 내 인생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지금도 그 모습이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곳이 고향이라면 게이머는 즐겨 하는 게임 속에서 그 곳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내게는 파크라이 뉴던의 호프 카운티가 그랬다. 비록 핵폭발 이후 17년이 지나 완전히 똑같지는 않았지만.
파크라이 5의 엔딩은 3가지이며 그 중 하나는 핵폭발이다. 그 후 17년이 지나 사람들은 재건 중이었고 노상강도의 침략을 막기 위해 부른 재건전문팀이 호프 카운티에 오던 중 습격을 받으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유비소프트의 악명 중 하나는 바로 폐지 줍기다. 쓸모 없는 아이템을 수집하러 여기 저기 돌아 다니는 퀘스트 말이다. 하지만 뉴던의 폐지 줍기는 사용 가능한 아이템을 제공할 뿐 아니라 5를 해 봤다면 기억에 남는 장소들을 선정하여 추억을 되새길 수 있게 해 주었다. 가면 쪽지가 놓인 곳도 있다. '오래 전 이 곳에 살던 아무개와 무슨 일이 있었는데 그 때 참... 메모를 보니 이제 떠나고 없구나...' 같은 회한에 잠기게 해 준다.
어린 시절 살던 동네가 가끔 그립다. 학교 갔다 올 때 버스를 내리던 정류장과 같은 아파트 5층에 살던 G가 생각난다. 몇년 전 소문을 전해 듣기로는 수녀님이라는데 당시엔 상상하기 어려웠다. 아파트 단지를 지나면 나오는 논도 그립다. 개구리, 메뚜기 잡는 곳이자 가을 걷이 끝나면 불 지르는 화끈한 재미가 있었고 겨울에는 스케이트장으로 변신도 하던 곳. 지금은 싹 밀리고 거대한 대학 병원이 들어섰다. 근처에 오랜 시간 다녔던 교회도 있었고. 대한항공 사원 아파트인 칼아파트가 있었는데 거기 슈퍼마켓에서 아이스크림을 훔쳐 먹은 적이 있었다. 슈퍼마켓 주인 아들이이었던 내가 할 짓은 아닌데... 아버지의 슈퍼마켓도 그립다. 같은 건물 지하 중국집도 어렴풋이 기억 나고, 쥐잡으라고 창고에 풀어둔 고양이는 그 창고에서 몸을 풀고 귀여운 아기 고양이를 볼 수 있게 해 줬지. 이제는 기억 속에만 존재할 뿐이다.
파크라이 뉴던은 오래 전 살았던 고향에 돌아가는 기분을 맛보게 해 주었다. 핵폭발 때문에 변한 곳도 많고 떠난 사람들도 많지만 남은 몇몇의 얼굴이 반가웠다. 총을 쏘며 반겨주는 악당들 또한 여전하다. 게임에 대한 세간의 평가와 별개로 이래서 재미있었다. 파크라이 5를 재미있게 했다면 뉴던까지 해 보길 권한다.
플레이스테이션 5와 엑스박스 시리즈X 둘 다에서 해 봤다. 플스5는 프레임 때문에 못 해 먹겠고 엑스박스는 FPS 부스트를 켜면 60프레임으로 부드럽게 되지만 해상도가 자글거린다. 결국 엑스박스의 유비플러스 첫달 1,000원을 결제하고 PC에서 했다. 만족스러운 비주얼이었는데 콘솔과 PC의 차이가 너무 커 보여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